집 지을 터를 사기위해 정말 많은 토지를 보러 다녔다. 그간 돌아본 토지는 위치와 모양 형태가 정말 다양했다. 아니 하나하나 다 달랐고 그 토지가 당시에 사용되고 있는 용도나 상태 또한 다양했다. 땅의 위치나 모양이 좋아도 사람 손이 닿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땅은 잡풀도 그렇거니와 온갖 쓰레기들로 넘쳐나는 곳도 있었다. 그런 땅을 매입한다면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고로움과 더불어 비용도 들 것이다. 잡풀은 제초제를 쓰던 기초공사를 할 때 포크레인으로 갈아 엎던 한번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집을 짓기위해 매입했던 토지는 당시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이웃집의 노부부가 밭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잡풀이나 쓰레기들이 없고 대신 농작물이 가지런히 자라고 있어 땅이 더 좋아보이기도 했다. 그 당시는 땅에 쓰레기나 잡초가 없어서 좋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내 땅에 농작물이 있다면 보상을 해주고 걷어내야한단다. 땅을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계약 후 바로 담장을 마주한 이웃집에 인사를 하러 방문했다. 이 터에 집을 지어서 살아보고자 한다고 이야기를 하며 첫 만남을 하였다.
ㅣ우리 가족이 집을 짓고 살아갈 동네는
필자가 집을 짓기위해 토지를 매입한 동네는 산속 깊은곳이나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니다. 작지만 마트도 있고 1km 이내에 편의점도 있다. 땅을 보러다니며 이 동네가 마음에 들었던 점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아기자기한 놀이터가 곳곳에 있다는 점. 두번째는 KTX역과 고속도로 IC 가 가까이 있다는 점. 마지막 세번째로는 도시가스가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시골스럽지 않은 평당 땅 값을 지불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지불했다고 생각한다. 토지를 매입하기위해 땅을 보여주고 중개를 해주었던 중개업소에서 땅에 농작물이 있는데 옆집에서 심은거니 집을 짓기전에 미리 얘기를 해서 시공전에 농작물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일러주었다. 토지 계약을 하고 바로 이웃집을 방문했다.
ㅣ이웃 될 집에 방문하다
이웃집에 인사를 하러가는 길, 빈손이 뭣 해서 마트에 들려 박카스 한박스를 샀다. 대문이 열려있어 마당으로 들어서니 강아지가 경계하며 짓는다. “계세요~” 하고 세번정도 부르자 안에서 할머니 한분이 나오시며 누구냐는 물음에 옆에 있는 땅을 사서 집을 지을거라고 얘기하니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신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할아버지도 계셨다. 믹스커피를 내주시며 거실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필자는 사온 박카스를 건네며 이 동네가 마음에 들어 바로 옆에 있는 땅을 사서 집을 지으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다.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받으시며 땅에 작물을 심기위해 양분 많은 흙 3트럭 부었다는 이야기부터 지하수, 태양광, 마을 도로확장 계획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신다.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괜히 죄송한 생각이 든다.
농작물을 잘 키우고 있는데 우리가 집을 짓기위해 비워달라고 하니 서운할 것 같아서이다. 좋은 사람의 느낌이 든다. 그래도 좋은 사람보다는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짓는 것이 우선이기에 미안함은 접어두고 집 지을 날짜를 말씀드린다. 그리고 지금 심고 있는 작물은 그때면 수확에 문제가 없을지 여쭤보았다. 괜찮다고 하시며 지금 심어둔것 말고는 더 심지 않겠다고 하신다. 이렇게 인사겸 농작물 문제를 같이 해결되었다.
ㅣ다른 사람이 내땅에 농작물을 심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필자와 같이 집을 지으려고 하는 토지에 농작물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농작물을 걷어내고 집을 지으면 되는데 그 농작물을 수확전에 걷어내야 한다면 보상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땅 매입했을 당시 다른 사람이 농작물을 키우고 있다면 시공 예상날짜를 공유하고 그전에 작물을 수확하고 더는 심지 않도록 해두어야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상한 것이 내 땅에 허락없이 농작물을 심더라도 농작물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은 심은 사람(경작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작자의 허락없이 함부로 뽑거나 걷을 수가 없다. 전원주택 지을 토지를 매수했을시 땅에 농작물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 처럼 경작자와 이야기하여 더 이상 작물을 심지말고 수확할 수 있도록 시공시기를 조율해야하며 농작물이 없다면 ‘경작금지’라는 펫말을 세워두고 경계를 쳐두는 것이 좋다.
ㅣ설계기간이 길어지며 땅을 놀리게 되다
7월에 토지를 매입하고 이웃집에 들려 인사를 했다. 당시 설계 예상기간은 2달로 잡아 10월 즈음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12월이나 다음해 1월에는 이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설계가 길어지며 다음해 3월까지 땅을 놀리게 되었다.
이웃집에 다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농작물을 키우다 착공시기와 겹쳐 보상해주고 신경쓰고 하는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이웃집에 들려 진행상황을 알려주고 이해해달라고 이야기 한다. 좋은 이웃과 괜히 마음상하고 서운한걸 살기전부터 쟁여 둘 필요는 없을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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